여러분들은 플라시보 효과(Placebo Effect)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보통은 어떤 현상이 믿음에서 비롯된 것 때문에 나타났다는 생각이 들 때 ‘어? 그거 플라시보 아니야?’ 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과연 플라시보 효과란 무엇인지 사례를 통해 자세히 알아보고, 플라시보로 다이어트에도 적용할 수 있을지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다소 긴 글이지만 평소 심리학과 다이어트, 그리고 플라시보 효과에 대해 관심이 많으신 분은 끝까지 읽어보시면 매우 유익한 글이 될 수 있다고 장담합니다.
플라시보 효과란?
우선 플라시보 효과(Placebo Effect)는 플라세보 효과라고도 하며, 흔히 위약 효과 혹은 가짜약 효과로 불리는 심리학 및 의학 용어입니다.
즉 효과가 없는 가짜 약을 진짜 약으로 속이고 먹였을 때, 아무런 의학적 약효가 없음에도 환자의 병세가 실제로 호전되는 현상을 뜻합니다.
플라시보 효과 사례
플라시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례를 읽어보시는 것이 도움이 되실 것 같아 3가지만 소개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나서 이 플라시보 효과와 상상(?) 다이어트, 건강기능식품과의 관계 등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천식 실험
2011년 하바드 의대 연구진은 39명의 천식 환자에게 진짜 약인 알부테롤 흡입제 처방, 가짜 흡입제 처방, 가짜 침술 요법, 아무 치료도 하지 않는 4가지 방법을 사용하였습니다.
그 결과 증상이 개선 된 정도는 진짜 약 처방 환자는 50%, 가짜 약은 45%, 가짜 침술 요법은 46%, 아무런 치료도 받지 않은 환자는 21% 개선되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1초당 최대 강제호흡량 검사를 실시한 결과 진짜 약 그룹은 호흡량이 20% 증가, 나머지 세 그룹은 단지 7.1%의 호흡량 증가만을 보였다고 합니다.
무릎 통증 환자 실험
1955년 플라시보의 힘이라는 논문에 15개의 연구 사례가 발표되었는데, 그 중 무릎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입니다.
한 그룹에는 손상된 연골의 얇은 막을 제거하는 수술을, 나머지 한 그룹에는 마취를 한 뒤 무릎 관절 수술을 하는 흉내만 내는 실험을 하였는데, 그 결과는 두 그룹 모두 무릎 통증이 줄었다고 합니다.
실제로는 무릎 관절 수술을 하지 않았음에도, 무릎에 난 상처를 보고 수술이 성공적이라는 믿음이 환자로 하여금 이제 무릎 통증이 사라질 것이라는 플라시보 효과를 만들어 낸 것이죠.
협심증 수술 실험
1955년 시애틀의 심장외과의 레너드 콥은 ‘내유동맥 묶음술’이 과연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품었고, 환자 절반에게는 실제 수술을, 나머지 환자에게는 피부만 살짝 절개하여 수술 상처만 내는 가짜 수술을 실시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두 집단의 환자들 모두 가슴 통증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석달 후 모든 환자가 다시 가슴 통증을 호소하면서, 진짜 수술도 가짜 수술도 사실 효과가 없었다는 것이 밝혀지게 되었습니다.
즉 수술을 받았다는 사실 자체가 통증을 완화 시켰을 뿐 실제로는 해당 수술 그 자체는 기존에 성행하던 수술조차 효과가 없었던 것이죠.
플라시보 효과의 시사점
위의 3가지 예시를 통해 우리는 ‘믿음’이 우리의 뇌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 지 알 수 있습니다.
제대로 된 천식 치료를 받지 않았음에도 치료를 받았으니 호전될 것이라는 믿음, 수술을 하지 않았음에도 수술을 통해 통증이 사라질 것이라는 믿음이 결과적으로는 어느 정도 긍정적인 효과를 보았다는 것입니다.
참고로 플라시보 효과는 환자가 가짜 약임을 알더라도, 효과가 있다고 믿는 것 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합니다.
플라시보는 본인이 믿고 싶은 대로 믿는 ‘확증 편향‘과는 다릅니다. 본인이 진짜로 믿는 지와는 상관 없이 그 자체로도 우리의 뇌를 일부분은 속일 수 있다는 것이죠.
플라시보 효과를 강화하는 방법
그렇다면 플라시보 효과를 더욱 크게 보기 위한 조건이나 트리거는 무엇이 있을까요?
수많은 연구에 따르면 플라시보의 효과는 권위나 신임, 본인의 이전 경험, 편견, 긍정적인 사고 등에 의해서 더욱 강해질 수 있습니다.
권위와 신임에 의한 강화
플라시보는 나를 속이거나 믿음을 주려는 사람의 권위와 상대에 대한 신임의 정도에 의해 그 효과가 강해지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간호사보다는 의사의 권고가, 개인 병원보다는 대학 병원이 더 권위나 신임을 얻기 쉽습니다.
또한 환자 본인의 상대에 대한 평가 등이 더욱 신임과 신뢰를 형성 하기 때문에 비록 똑같이 가짜 약을 처방하더라도 더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경험에 의한 강화
이미 똑같은 경험을 통해서 효과를 본 경우 플라시보는 강화되어 나타나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이전에 타이레놀을 먹고 금방 감기가 나은 경우에, 단순히 감기약을 먹은 사실이 중요한 것보다는 이전에 약효를 봤던 타이레놀을 먹었으니 또 저번처럼 금방 나을 것이라는 믿음이 강화 되어 효과가 더 금방 나타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입니다.
편견에 의한 강화
사람들은 누구나 어느 정도의 편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바로 비쌀 수록 좋다는 편견입니다. 물론 어느 정도 합리적인 말이긴 하나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님에도 말이죠.
그렇기 때문에 똑같은 건강기능식품이라 할지라도 비싼 제품을 먹고 더욱 효과가 있는 것처럼 느끼기도 합니다. 하지만 막상 성분을 살펴보면 큰 차이가 없음에도 이러한 편견이 플라시보 효과를 더욱 강화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해당 내용은 아래 건강기능식품 부분에서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긍정적인 사고에 의한 강화
플라시보는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을수록 그 효과가 큽니다. 결국 플라시보는 믿음에서 비롯되는 정신 작용의 일부이기 때문에 긍정적인 사고는 믿음을 강화 시키고 우리의 뇌가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게 만듭니다.
따라서 평소 어떠한 사건이나 말에 의문을 잘 품지 않는 순진한 사람이나, 남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 뭐든지 낙천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남들보다 강한 플라시보 효과를 보입니다.
플라시보 효과의 반대말 ‘노시보 효과’
플라시보와는 정반대로 부정적인 믿음으로 인해 실제로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현상을 ‘노시보효과’라고 합니다. 노시보 효과는 위독약 효과 혹은 가짜 독약 효과라고도 하며, 부정적인 사고가 강할수록 강화되어 나타납니다.
심리학적 측면의 예시로 보면 ‘내가 잘 할 수 있을까?’와 ‘나는 절대로 못 할거야’ 라는 두 개의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모두 노시보 효과로 나타나 실제로 해내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전자(약한 부정)보다는 후자(더 강한 부정)가 훨씬 더 실제로 부정적인 결과를 나타냅니다.
플라시보 효과와 다이어트
가짜 약도 믿으면 효과가 있다 정도로 설명해도 되는 것을 이렇게 까지 길게 설명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리의 평생 숙제인 다이어트와 플라시보는 강한 상관 관계가 있는데, 저는 위에서 설명한 플라시보를 강화하는 방법을 사용하여 다이어트를 보다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음을 이야기 하려고 했습니다.
상상 다이어트
우스갯소리로 ‘맛있으면 0칼로리’라는 말을 종종 하곤 하는데요, 조금 비약적인 표현이기는 하지만 사실은 딱히 틀린 말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플라시보가 상상 다이어트가 직접적으로 체내 대사 작용에 관여 하는 지에 대한 유의미한 연구 결과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비슷한 실험에서 플라시보가 충분히 상상 다이어트에 효과적일 수 있다는 점이 시사 되고 있습니다.
플라시보를 통한 칼로리 제한이 가능할까?
국제 저명 학술지 프런티어스에 등재 된 논문(Studying a Possible Placebo Effect of an Imaginary Low-Calorie Diet”)에 따르면, 체질량지수(BMI)가 19를 넘는 성인 남녀 7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실험군(저칼로리 식단으로 속임)과 대조군과의 관계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보지 못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해당 실험에서는 실험자에 대한 프로토콜을 통제가 부족하였고, 표본 수도 부족하여 유의미한 성과를 얻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약물을 이용한 플라시보 효과는 현상을 검증하기 쉽지만, 다이어트에서는 사람들의 운동 강도, 운동 횟수, 생활 습관 등의 여러 요소들을 통제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이를 검증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래 소개할 두 가지 실험 및 다양한 연구들을 통해 다이어트에 플라시보 효과를 접목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밀크셰이크 실험
어떤 실험에서 한 그룹에게는 ‘센시셰이크’라는 저칼로리 다이어트 음료로, 다른 그룹에게는 ‘인덜전스’라는 디저트 음료로 소개하며 똑같은 밀크셰이크를 제공했다고 합니다.
1주 후 반대로 첫번째 그룹에게는 인덜전스를 두번째 그룹에는 센시셰이크를 제공하고 그렐린(식사 전 위장에서 분비 되는 허기를 느끼게 하는 호르몬) 수치를 측정한 결과, 인덜전스를 먹었다고 믿은 두번째 그룹의 그렐린 수치가 첫번째 그룹에 비해 3배 이상 감소하였습니다.
많은 칼로리를 섭취했다는 믿음으로도 체내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주어 플라시보로 실제로 식욕을 감소 시킬 수 있다는 유의미한 결과를 보여준 실험인 것입니다.
다이어트 우유 실험
한 방송국에서 실시한 실험인데, 다이어트 우유 시음 테스트로 속이고 실험을 진행하자 사람들은 연하다, 가벼운 느낌이 든다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미리 방송국에서 심어 놓은 가짜 실험자가 복통을 호소하자, 사람들은 이전과는 사뭇 다른 반응을 보였고, 실제로 한 명은 하루 후 발진 및 가려움 등을 호소하였다고 합니다.
노시보 효과의 예시이기는 하지만, 우리의 신체는 생각보다 우리의 생각과 마음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기도 한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마치 그 유명한 원효대사 해골물 같은 것이죠.
저는 반대의 경우인 같은 음식을 먹더라도 더 영양 잡힌 식단, 저칼로리 식단으로 생각한다면, 충분히 우리의 몸은 그에 맞춰 반응하고 체내 대사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플라시보 효과와 건강기능식품
플라시보 효과와 다이어트 이야기를 하다가 뜬금없이 건강기능식품 이야기를 해서 당황하셨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우리 일상에서 가장 플라시보 효과와 가장 밀접한 영역이 바로 건강기능식품이기 때문에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과연 우리가 챙겨 먹는 건강기능식품은 과연 효과가 있을까요? 효과가 있다면 비쌀수록 그 효과가 좋은 걸까요? 한번 글 읽는 것을 잠시 멈추고 곰곰히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제 개인적인 의견은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하는 것은 분명히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굳이 비싼 것을 사 먹을 필요는 없으며, 효과가 있다는 것을 스스로 믿고 꾸준히 챙겨 먹어야 효과가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는 비타민 섭취, 간이나 위 건강, 관절, 근육 증가 등의 다양한 이유로 다양한 제품들을 챙겨 먹고 있습니다. 물론 각 건강기능식품에는 분명히 해당 효과에 도움을 주는 성분들이 함유되어 있긴 하지만, 그 효과가 미미하거나 이미 일반 음식을 통해서 권장 섭취량 이상을 섭취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즉 제품에 따라서는 성분 그 자체만 봤을 때는 굳이 챙겨 먹는 것과 안 먹는 것 간에 큰 차이가 없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건강기능식품을 챙겨 먹으면서 그 효과에 믿음을 가지고 먹기 때문에 충분히 플라시보 효과가 작동하여 원하는 효과가 서서히 나타난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건강기능식품은 비쌀수록 좋다?
그렇다면 과연 건강기능식품은 비쌀수록 더 효과가 좋은걸까요? 저는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품에 따라서는 해당 효과를 증진 시키는 성분이 더 많이 함유되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차이가 대부분은 크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비싼 건강기능식품이 효과가 더 큰 이유는 성분보다는 비싼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믿음 혹은 비싼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 등이 영향을 미쳐 우리의 신체를 속이고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굳이 비싼 브랜드의 제품이나 비싼 가격의 제품에 현혹되어 구매를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본인이 해당 성분의 건강기능식품에 강한 믿음이 있다면 어떤 브랜드의 제품을 사더라도 그 효과는 비슷할 것입니다.
마치며
이상으로 플라시보 효과의 뜻과 사례, 더 강한 플라시보 효과를 보는 방법, 다이어트와 건강기능식품과의 상관 관계 등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유명한 인도 영화인 세얼간이(3 Idiots)에 ‘알 이즈 웰(All Is Well)이라는 유명한 대사가 있습니다. 모든 지 잘 될거니깐 걱정하지 말고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는 의미인데, 여러분들도 긍정적인 믿음을 가진다면 원하는 데로 반드시 그렇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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