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목돈을 만드는 저축 상품이나 연금 상품으로 오해하고 종신보험에 가입하셨나요? 종신보험은 피보험자가 죽어야만 보험금을 지급하는 말 그대로 죽음을 전제로 특화된 상품인 것을 알고는 계셨나요? 만약 그렇다면 이 글을 끝까지 읽으신다면 여러분의 소중한 자산을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되실거라 확신합니다.
종신보험이란 무엇인가?
이 글을 찾아 들어오신 분들은 크게 두 유형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보험료가 부담돼서 단순히 이 종신보험을 해지해야 하나 유지해야 하나 고민 중이시거나, 내가 가입한 목적과 맞지 않다는 것(사기)을 깨닫고 중도해지 하려고 해지환급금을 알아보았더니 거의 못 돌려 받는 그런 억울한 상황이신 분들이실거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이 가입한/할 종신보험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종신보험이란 말 그대로 종신(일생을 마침)이라는 기간 동안, 즉 보험 기간이 죽을 때까지인 생명보험 중 하나입니다. 종신보험의 핵심은 ‘사망 시 보험금 수령’으로 즉 보험 가입자를 위한 상품이 아닌, 남은 유가족들을 위한 상품으로 보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종신보험이 안 좋은 상품이라는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언제든지 죽을 수 있는 환경에서 근무를 하거나, 내가 죽으면 남은 유가족들이 생계를 이어갈 수 없는 상황에 놓이신 분들이라면 종신보험을 가입하는 것이 최고의 선택일 수도 있습니다.
왜 우리는 종신보험을 가입하게 될까?
다만 대부분의 종신보험을 가입하는 사람들은,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보험 설계사에게 속아 저축 상품이나 연금 상품 등의 제태크 상품으로 오인하고 가입하는 것이 큰 문제입니다.
특히 젊은 사회초년생분들이 많이 속아 넘어가는데 아직 경제 관념이 없을 시기라 순진한 사회초년생을 먹이감으로 삼는 보험설계사가 많기 때문입니다.
일하고 있는 직장에 불쑥 찾아와서 딱 봐도 신입사원처럼 보이는 사람을 상대로 보험 가입 권유를 하거나, 직장에 도시락이나 기념품들을 주는 대가로 설명회 방식으로 다수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권유하여 순진한 사회초년생이 가입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사실 사회초년생이 가입해야 할 보험은 실비보험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가족이나 친척 중에 암 진단 받은 경우가 있다면 암보험 정도 추가로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종신보험은 사회초년생이 절대 가입할만한 상품이 아닙니다. 제태크가 목적이라면 보험이 아닌 제태크 상품을 찾는 것이 현명하죠.
제일 위험한 케이스가 보험 설계사를 하는 지인의 권유로 가입하게 되는 경우인데, 이번 달 실적 못 채우면 짤린다며 감성에 호소하거나, 이왕 가입하는 거 지인을 통해 가입하면 좋지 않냐고 그럴 듯한 이야기로 가입을 유도합니다.
하지만 종신보험은 특히 비싼 가격 때문에 유지하는 것이 정말 어려운 보험입니다. 실제로 가입 후 1년이 지나면 20%, 2년이 지나면 40%, 3년이 지나면 50% 즉 가입자의 절반이 해지하는 보험입니다. #고양신문: 중도해지율 1위 불명예 ‘종신보험’ 가입해야 할까?
그런데 이렇게 지인 소개로 종신보험을 제태크 상품으로 속아 가입한 경우 정말 골치가 아픈데, 지인이니까 해지하고 싶어도 다시 한번 고민하는 경우도 많고, 해지하려고 마음 먹었다면 그 사람과 연을 끊을 생각을 해야 합니다.
특히 1년 내 해지하는 경우 그 사람이 커미션으로 받은 금액을 회사에 토해내야 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여러분을 설득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종신보험은 사업비로 보험사 배를 채운다
아마 이미 알고 계신 분들도 많으리라 생각하지만 종신보험은 사업비가 20~40%로 엄청나게 높은, 보험사가 판매하고 싶어 하는 최고의 상품입니다. 즉 내가 낸 보험료(원금)가 평균적으로 30%가 이미 보험사의 운영에 소모되는 사업비로 빠져나가고 남은 70%로 수익을 내어 적립되는 그런 상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험 설계사는 우리를 이런 종신보험을 저축보험 혹은 연금보험처럼 교묘하게 속여서 판매를 합니다. ‘이거 가입하고 10/20년 후에 해지하면 00% 수익의 큰 목돈을 가지는 거다, 연금으로 전환해서 노후 대비도 할 수 있다’고 말이죠.
저 또한 그 말에 혹했고 가입했고 손해를 보고 해지를 한 적이 있습니다. 특히 저처럼 아직 경제관념이 부족했던 사회초년생들이 당하기 정~말 쉬운 멘트입니다. 어렵게 번 돈 뭐라도 해봐야 할 것 같은 생각이 엄청나게 들 때거든요.
그래서 종신보험을 해지하려는 경우는 저축/연금보험인줄 알고 가입해서 몇 년동안 별 생각 없이 계속 납부하다가 뒤늦게 종신보험임을 깨닫고 해지를 결심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말씀 드렸듯이 종신보험은 이미 납부하는 매순간마다 30%의 금액이 사업비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설계사가 말한 10년/20년이 되기 전까지는 해지 시 환급금은 거의 없다시피 하거나 아무리 많아야 단 50%에 불과합니다.
매몰비용의 함정에 빠져 해지를 못한다
여기서 사람들은 매몰비용의 함정에 빠지게 됩니다. 여기서 매몰비용의 함정이란 이미 투입된 비용이나 시간/노력 등의 회수가 희박함을 알지만 그동안 낸 것이 아까워서 추가적인 비용을 지출하게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종신보험으로 설명하자면, 20년간 총 4,800만원을 납입하고 해지 시 130% 환급률을 적용하여 들어보겠습니다. 20년 이후에 해지 시 받는 금액은 6,240만원으로 1,440만원을 추가로 돌려 받을 수 있겠네요.
하지만 중간에 경제적으로 힘들어서 더 이상 납부하는 것이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했다고 생각해보죠. 그렇다면 3년 간 월 20만원씩 총 720만원을 이미 납입한 상태에서 중도 해지를 하게 될 경우 20%의 환급금을 돌려받는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만약 바로 해지를 한다면 144만원을 돌려 받고 여러분은 총 576만원의 손해를 보게 되는 셈이겠죠. 정말로 마음이 아프죠? 어떠한 혜택을 받지도 못하고 원금만 576만원이 사라지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우리는 이 576만원의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 어렵지만 꾸역꾸역 계약을 유지하게 되는 어리석은 선택을 하게 됩니다. 이미 납부한 3년이라는 시간과 돈이 아까워서 계약을 유지하는 선택을 하는 것, 바로 이것이 매몰비용의 함정입니다.
물가상승률에 우리는 반드시 손해를 본다
이 보험계약을 유지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다면, 20년 이상 계약을 유지하다가 퇴직할 때 목돈으로 돌려 받겠다는 명확한 목표가 있다면 이 계약을 유지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정말로 목돈 그 자체가 목적이라면 말이죠.
하지만 20년간 납부한 4,800만원의 가치는 20년이 된 당시의 가치로 따졌을 때는 6,240만원 이상일 수 있다는 점도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바로 물가상승률 때문이죠.
여러분들 10년 전 짜장면 가격을 생각해 보세요. 아마 평균적으로 4,500원 정도이었던 것으로 기억하실 겁니다. 그런데 지금 짜장면 한 그릇에 얼마인가요? 싼 곳은 싸겠지만 평균적으로 7,500원을 하는 거 같은데, 동의하시나요?
불과 10년만 해도 물가상승률 때문에, 10년 전의 100만원의 가치와 지금의 100만원의 가치는 엄연히 다릅니다. 20년 후에 받는 6,240만원은 현재 가치로 4,000만원조차 안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20년 후에 지금보다 떨어질 가치의 금액을 위해서, 현재 써야 되는 곳에 쓰지 못하고 꾸역꾸역 힘들게 납부할 이유가 있을까요?
저는 이미 납부한 돈은 아쉽지만 잊어버리고 144만원이라도 챙겨서 앞으로 매달 20만원씩 빠져나갔을 돈의 일부를 저축을 하든 투자를 하든 하는 것이 백 배 천 배 낫다고 생각합니다.
속아서 가입한 경우 해지환급금은?
이 글을 읽고서 종신보험을 중도해지 해야겠다고 마음 먹으셨나요? 그런데 속아서 가입했으니까 내가 낸 돈 이자까지 붙여서 돌려받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시나요?
실제로 인터넷에 종신보험 해지 환급금 다 돌려 받는 방법이라고 검색해보면, 금융감독원에 보험 상품 불완전판매로 민원을 넣어서 100% 환급 받은 사례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정말 극 극 극소수라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여러분들은 보험설계사에게 속아서 가입하였더라도 가입 당시에 해피콜(가입전화)을 받으셨을 것입니다. 보험설계사가 전화가 오면 ‘네 네 맞아요’라고 말만 하면 된다고, 그래야 가입이 완료 된다고 말을 듣고 별 생각없이 모든 질문에 ‘네’라고 대답하셨을 것입니다.
해피콜의 내용 중에 ‘귀하는 본 상품은 종신보험임을 인지하고 보험설계사로부터 설명 받았으며, 투자나 저축, 연금 상품이 아닌 것을 설명 받았습니다. 맞으십니까?’ 라는 멘트에도 ‘네’ 라고 대답하셨을 것입니다.
통화 내용도 꽤나 길고, 보험설계사가 별거 아니니 ‘네’라고 대답해야 가입이 된다고 했으니 좀 찝찝하지만 그냥 일단 맞다고 별 생각 없이 이야기 했을텐데, 이 것이 보험사에서는 불완전판매가 아님을 입증하는 가장 강력한 증거가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대답한 그 통화의 음성파일은 보험사가 몇년이고 계속 보관하는데, 여러분들은 보험설계사와 상담을 받을 당시의 상황을 녹음한 음성파일이 없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들은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넣어도 거의 99%는 돈을 다 돌려받지 못하고 몇 푼 안되는 해지환급금만 쓸쓸하게 챙기게 될 것입니다. 시간 낭비에 추가 스트레스는 덤인 것이죠.
게다가 업계 특성 상 가입 당시의 보험설계사는 이미 퇴사하고 다른 보험설계사가 여러분의 보험을 승계 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러면 더 불완전판매로 인정 받는 것이 더 까다로워집니다.
불완전판매로 인정받으려면 증거가 필요
보험사에 따라서는 금융감독원에 불완전판매로 민원이 들어오는 것을 귀찮아 하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총 납부한 금액이 크지 않거나 3개월 ~ 1년 정도 납부한 경우에 보험사에서 먼저 제안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흔한 케이스는 아니지만 원래 해지환급금이 20% 정도 밖에 안되는 상황에서, 보험사가 50%~80% 금액을 돌려줄테니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넣지 않거나 이미 넣은 경우 취하하는 조건으로 좋게 끝내자는 제안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불완전판매로 인정 받기 위해서는 가입 당시 보험설계사와 나눈 녹음파일이 가장 확실하지만, 만약 여러분들이 보험설계사가 종신보험을 제태크 상품처럼 속여서 판매할 때 당시의 출력물이나 홍보물 등을 가지고 있다면 충분한 무기가 될 수도 있으니 한번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만약 아직 해당 보험설계사에게 전화해서 따지지 않은 경우라면, 능청스럽게 전화해서 상품의 내용이 저축이나 연금 상품이라고 한 게 맞는지 다시 설명 가능하냐고 유도 심문을 해서 녹음파일을 수집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저의 경우에는 가입한 지 2년 반이 지난 상품이 있었고, 다행히 당시 보험설계사가 홍보할 당시 제공했던 홍보물, 상품 설명서 등을 보관하고 있었어서 보험사도 본인들에게 불리한 것을 인지했는지, 금융감독원 민원을 취하하는 조건으로 80% 환급을 제안 했습니다.
저는 맘 같아서는 100% 환급에 지난 2년 반 동안의 이자까지 다 받아내고 싶었지만, 더 이상 스트레스 받고 싶지 않아 마지막으로 90% 환급을 역으로 제안하여 끝끝내 받아낸 경험이 있습니다.
이처럼 앞으로는 어떤 보험을 가입하더라도 보험설계사랑 상담을 받을 당시에 녹음을 하는 습관을 가지고, 보험설계사가 나눠준 출력물, 홍보물, 브로셔 등은 전부 모아두는 것이 현명할 것 같습니다.
마치며
이상으로 여러분들이 절대로 종신보험에 가입하지 말아야 할 이유와, 제태크 상품으로 속아 가입했다면 매몰비용을 고려하지 말고 해지해야 하는 이유, 마지막으로 불완전판매 민원으로 돌려 받은 후기까지 이야기 해보았습니다. 바보 같이 속았다고 너무 자책하지 마시고 인생 경험 했다고 생각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