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트위터(X), 틱톡, 인스타그램 릴스 등에서 “젠지스테어 당함ㅋㅋ” 같은 문장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짧은 영상 속 젊은 사람이 아무 감정 없이 카메라를 멍하니 응시하는 장면을 말하죠. 본 포스팅에서는 젠지스테어 뜻을 알아보고 어떤 현상인지 개인적인 의견을 담아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젠지스테어 뜻 (Gen Z stare)
젠지스테어(Gen Z stare)란, 젠지세대(Z세대 Generation Z)가 응시하다(Stare)의 합성어로, 말 그대로 젠지세대가 무표정으로 멍하니 바라보는 것을 가리키는 신조어이며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한 단어입니다.
누군가 말을 건냈을 때, 대답이나 감정 표현을 하지 않고 그냥 “…” 하는 무표정으로 바라보는 시선을 의미하죠. 마치 게임에서 NPC에게 말을 걸었는데 대화창이 안뜨면서 그냥 멀뚱 서있는 듯한 느낌과 같습니다. 특히 미국 내 Z세대에게 주로 나타나는 특유의 이해하기 힘든 묘한 표정을 말합니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게 유튜브 쇼츠나 인스타 릴스, 틱톡 같은 숏폼 등 짧고 자극적인 영상에 익숙해지면서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익히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발생했던 코로나19 시기 동안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도 하죠.
하지만 저는 단순히 그런 대화 기술의 문제라기 보다는, 젠지세대의 감정 소모를 줄이려는 정서적 방어기제로 보는 편입니다. ‘당신의 말을 듣기는 했는데 뭐라고 반응해야 할지도 잘 모르겠고, 반응해봤자 또 말 걸게 뻔하고 피곤해지기 싫으니까 그냥 대답 안하고 말지’ 라고 생각하는 그 3초의 시간인 것이죠.
우리나라에도 젠지스테어가?
불행 중 다행히도(?) 아직까지 한국에서는 젠지 스테어 현상을 보여주는 사례는 많지는 않은데,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 같은 동아시아에서는 대화를 할 때 상대의 눈을 지속적으로 뚫어져라 쳐다보는 것은 예의가 없거나 공격적으로 받아들이는 문화가 있어서 그렇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게다가 미국은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가볍게 인사를 하거나, 일상적인 대화를 여는 스몰토크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나라는 그런 경우가 잦지 않습니다. 만약 상대가 인사를 하더라도 그냥 기계적으로 맞인사를 하는 게 더 자연스럽죠. 안 그러면 한마디를 더 들을테니까요.
그럼에도 요즘 종종 젠지스테어를 당했다라는 커뮤니티 글이나 이를 다룬 뉴스가 나오곤 합니다. 저도 비교적 최근에 젠지 스테어를 당했(?)는데요. 식당에서 젊은 직원분(심지어 에어팟을 끼고 계심)께 맥주 한잔 부탁드린다고 말씀드렸더니 정말 3초간 말 없이 쳐다보더니 말없이 맥주를 가지러 가더군요.
마치 ‘본인한테 뭘 말했는지는 들었다. 일 하는 거 피곤한데 대답까지 하기 힘드니까 가져다 줄테니 말 걸지 말아라’ 하는 듯한 느낌을 주더군요. 개인적으로 기분 나쁜거를 떠나서 그냥 ‘네’ 하는 게 더 편하고 경제적이지 않나? 생각이 들긴 했습니다.
그래서 이런 젠지 스테어가 보통은 가벼운 인사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멍하니 응시하는 현상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특정 의도를 가지고 행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굳이 나한테 더 말을 걸지 말라는 무언의 압박 같은 의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의 일상 속에서 비슷한 것을 찾자면, 카톡 메시지가 왔음에도 안 보고 씹는 안읽씹을 한다거나 읽었더라도 답장을 안하는 읽씹 같은것들이 있겠죠. 아니면 에휴 한숨을 쉬면서 그 자리를 벗어나는 것들도 어떻게 보면 윗세대판 젠지스테어 일 수도 있습니다.
즉, 젠지 스테어는 그냥 우리들의 무의식적인 속마음이 그저 멍하니 응시하는 것으로 표현된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죠. 감정의 피로감에 억지스러운 표현을 하는 것보다, 감정 소모 없이 상황을 바라보는 냉정한 시선이 그들의 마음을 더 잘 대변하여 우리나라에도 슬슬 퍼지기 시작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마치며
젠지스테어는 얼핏 차가워 보이지만, 사실은 새롭게 생긴 젠지세대의 하나의 표현 방식입니다. “말하지 않아도 다 알아.” 혹은 “굳이 답변하고 싶지는 않아” 등의 마음 속에 꺼내고 싶은 그 한 줄짜리 감정과 표현을, Z세대는 짧은 응시 하나로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하며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