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림동 칼부림 사건을 시작으로 분당 서현역 칼부림까지 묻지마 칼부림 사건으로 모두가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해당 사건 자체도 충격적이지만 그보다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온 것은 모방범죄의 일종인 ‘칼부림 예고’ 였습니다.
묻지마 칼부림 사건과 칼부림 예고의 유행
신림동 칼부림 사건 이후 마치 유행처럼 SNS에 300건이 넘는 칼부림 예고 글이 올라왔고 이에 칼부림 예고 알림 사이트까지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2주도 지나지 않아 분당 서현역 칼부림 사건까지 발생하였고 이를 두고 모방범죄냐 아니냐로 의견이 있는 것 같습니다.
불행 중 다행히도 그 외의 모방범죄인 칼부림 예고 글들은 대부분 범행 전에 경찰에 검거되고 있습니다. 그 중 실제 범행을 준비한 경우는 적었고 그저 장난으로 글을 올렸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이들을 본인 행위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단순 ‘관심종자’ 라고만 할 수 있는 걸까요?
저는 칼부림 예고를 모방범죄의 일종으로 보고 있으며 이들과 관련 된 심리 및 배경에 대하여 알아보고 싶었습니다.
모방범죄 사회적, 심리적 배경
SNS의 즉각적인 피드백
저는 신림동 칼부림 사건 이후에 모방범죄인 칼부림 예고 글이 유행처럼 번진 데에는 자극적인 SNS와 언론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 중 SNS의 부정적인 효과가 더 크다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행위에 대한 피드백이 즉각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과거 미디어가 신문과 TV 가 전부일 때는 실제로 모방범죄를 행해야 그에 따른 피드백(사람들의 관심)을 얻을 수 있었지만, 현재는 단순히 SNS에 게시글을 올리는 것 만으로도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즉각적으로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래에서 설명하겠지만 이들에게는 부정적 피드백보다 긍정적 피드백이 크다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칼부림 예고에 대해 큰 경각심을 느끼지 않고 행동 하였을 확률이 큽니다.
모방심리와 정당화
기본적으로 사람은 타인의 행동을 보고 자신도 따라하고 싶은 욕구인 모방심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해당 행동이 비도덕적이거나 법에 위반되는 행동이라면 그런 욕구가 들지 않는 것이 정상적인 사람의 심리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지 능력이 떨어지거나 10대 청소년과 같이 자아 정체성이 약한 사람들은 더욱 강한 모방심리를 보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번 칼부림 예고 검거 피의자의 50% 가까이가 10대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게다가 평소 사회적으로 소외되거나 차별 받는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을 일종의 복수나 정의로운 행동으로 정당화 하여 인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칼부림 범죄가 언론이나 SNS를 통해 많이 노출 되었고, 그 중 일부는 범죄자의 행동에 동조하거나 감정이입을 했을 수 있습니다.
이에 모방심리가 작동하여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거나 해소하려는 수단으로 칼부림 예고를 했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검거된 사람 중 일부는 ‘누가 나를 무시해서’ 칼부림 예고를 했다고 합니다.
루핑효과에 따른 범죄 행위 인식
루핑효과란 사람들이 평소 관심을 보이지 않던 특정 사실이 매스컴을 통해 보도되면서 관심이 집중되면 그에 영향을 받아 확대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신림동 칼부림 사건으로 ‘묻지마 칼부림’이 언론과 SNS를 통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고 일부 사람들이 평소에 느끼던 사회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수단으로 전락하게 된 것입니다. 한두 사람의 장난으로 시작한 칼부림 예고 글은 SNS와 언론을 통해 퍼졌고 이에 모방심리까지 작동한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적 학습이론에 따른 사전 범죄 학습
사회적 학습 이론은 사람은 타인의 행동을 관찰하고 모방함으로써 학습한다는 이론입니다. 행동의 결과가 긍정적이거나 보상을 받는다면 그 행동을 학습하고, 부정적이거나 처벌을 받는다면 그 행동을 피하게 됩니다.
칼부림 예고 글을 올린 사람들은 해당 글을 올리는 행위를 부정적으로 인지 하지 못하고 , 그 범죄자가 얻은 인지도 등의 보상이 글을 올림으로써 치르게 될 법적 책임보다 더 긍정적으로 느꼈을 수 있습니다. 즉 글을 올림으로서 치르게 될 대가보다 얻게 될 사람들의 관심이 더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해당 행위를 학습했고 이를 행동으로 옮겼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정신질환
범죄와 관련된 피의자 혹은 가해자들은 어찌 된 일인지 하나 같이 평소에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었다고 주장합니다. 한국 사회는 아직 정신질환자의 범죄행위에 대해 관대하게(?) 정상참작 해주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방범죄를 예고하는 자들은 다음과 같은 정신질환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정신질환이 있다고 해서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은 ‘잠재적 흉악범’으로 보아서는 안됨을 반드시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다만 모방범죄를 시도한 많은 사람들이 정신질환을 가졌다고 주장하기 때문에 이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극 소수의 일부 정신질환 환자의 범죄 행위에 정상참작 되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며 이들이 범죄 행위를 하게 되는 심리는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조현병(정신분열증)
조현병은 현실에 대한 왜곡된 지각을 가지고 비정상적인 정서 체험을 통해 환각이나 망상 등의 증상을 보이는 정신질환의 일종입니다. 이들은 ‘현실’과 ‘상상 혹은 착각’을 구분하지 못하고 본인의 내면에서 느끼는 공포나 분노를 현실 세계에 표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현병 환자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현실 세계의 책임에 대해 생각하지 못하는 편입니다. 따라서 앞서 설명한 ‘사회적 학습 이론’ 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이들에게는 현실 세계와의 괴리감 때문에 부정적인 처벌은 고려 대상이 아니며, 내면의 환각이나 망상을 행동으로 표출하는 행위를 통해 얻는 긍정적인 보상만이 있을 수 있습니다.
결국 이러한 심리 상태에서 칼부림 사건 등의 범죄 사실을 미디어를 통해 접하고 이를 본인의 망상이나 환청(환각)에 따라 재해석하고 이를 모방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됩니다. 예를 들면 ‘신의 뜻을 받아 행동했다’, ‘칼부림 범죄자가 나에게도 사람들을 찌르라고 명령했다’ 와 같이 일반인이 들었을 때는 이해 할 수 없는 대답을 하며 본인의 망상을 실천한 것을 정당화하려 드는 경우입니다.
조현성 성격장애(분열성 성격장애)
흔히 아웃사이더, 은둔형외톨이, 히키코모리 등으로 불리는 ‘조현성성격장애’는 성인이 되면서 드러나며 유전적 관련성이 높은 질환입니다. 이름이 비슷하여 헷갈리지만 앞서 설명한 ‘조현병’과 심하지 않은 조현병 증상이 성격처럼 오래 지속되어 나타난 ‘조현형성격장애’와는 구분 됩니다.
이들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대인관계 및 사회활동에 흥미가 없고 냉정한 태도를 보인다는 점입니다. 가족이나 다른 사회 집단의 일원이 되는 것에 거부감이 있어 자의적 혹은 타의적으로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혼자 있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은 평소에 분노 등의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고 평소에 무표정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감정이 없는 사람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이들은 현실 세계와 자신만의 섬세하고 깊은 내면 세계를 확실하게 분리하기 때문에 현실과 망상을 구분 못하는 조현병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조현성성격장애 환자들은 고립된 생활에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는 편이지만, SNS나 미디어를 자주 접하며 사회적 고립이 계속 되면 우울증이나 회피성 성격장애 등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끔씩 본인의 감정이나 존재감을 표현하기 위해 SNS나 미디어를 이용하기도 하는 데, 이러한 욕구가 그릇 된 생각과 행동으로 드러나 칼부림 예고 글 등의 모방범죄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마치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SNS의 부작용에 대해 심층적으로 다루는 언론들이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심리적 불안정 상태에서 행했든 세상 물정 모르는 10대가 했든 간에 해당 범죄 행위에 대한 합당한 처벌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생각하며 국민들이 안전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대한민국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아직 남은 칼부림 예고로 두려움에 떨고 계신 분들은 나를 지키기 위한 수단인 호신용품에 대한 정보에 대한 글을 읽어보시기를 추천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