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저출산과 더불어 출산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노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검색엔진에 노산 기준을 검색해보면 만 35세로 나오는데요. 현대 의학도 발전한 마당에 노산 기준도 변화하지 않았을까 하는 분들도 많으실텐데요. 본 글에서는 노산의 기준과 문제점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노산 기준 나이는 만 35세?
노산은 고령 임신을 의미하며, 광의적 의미로는 여성이 늙은 나이에 자손을 번식하는 단계의 상태를 가리키지만 구체적인 나이에 대한 정의는 다양합니다.
미국 산부인과학회에서는 만 35세를 주요 기준으로 잡으며, 대한산부인과학회 역시 출산 예정일 기준으로 만 35세부터를 노산 위험군으로 분류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대한산부인과학회는 만 31세부터를 노산 초기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 31세부터 ‘노산 초기’…‘유산 후기’애 공감하는 20대 여성들 “남 일 아냐”
산모의 초산 연령과 노산 기준
산모의 나이(만) | 출생연도 | 구분 |
15~16 | 2008~2009 | 정상 |
17~18 | 2006~2007 | 정상 |
19~20 | 2004~2005 | 정상 |
21~22 | 2002~2003 | 정상 |
23~24 | 2000~2001 | 정상 |
25~26 | 1998~1999 | 정상 |
27~28 | 1996~1997 | 정상 |
29~30 | 1994~1995 | 정상(유의 필요) |
31~32 | 1992~1993 | 노산(초기) |
33~34 | 1990~1991 | 노산(집중관찰 필요) |
35~36 | 1988~1989 | 노산(위험군) |
37~38 | 1986~1987 | 노산(고위험군) |
39~40 | 1984~1985 | 노산(초고위험군) |
41세 이상 | 1983년 이전 | 자연 임신 및 초산 가능성 현저히 낮음 |
이는 생물학적 데이터(염색체 이상 빈도 등)를 기반으로 정의한 나이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현대 의학의 발달로 노산의 나이가 아주 조금 늦춰질 수도 있겠지만 큰 변화는 없습니다.
보통 위험군으로 분류되는 만 35세를 노산으로 많이들 이야기 하지만, 위의 대한산부인과학회 자료에 따르면 만 31세 이상이면 노산으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임신 극초기 시기도 임신이라고 하듯이 노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빡빡하게만 느껴지는 노산의 기준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대한민국 모의 평균 출산 연령은 만 33.53세이며, 아내의 평균 초혼 연령은 만 31.26세 입니다. 해당 통계만 보면 대한민국은 평균적으로 노산 초기인 나이에 결혼하며, 집중관찰이 필요한 노산 나이에 출산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니 그러면 한국은 전부 노산이라는 거냐 말도 안된다. 노산 기준을 다시 정할 필요가 있다’ 는 말을 하며 노산의 기준 나이를 늦춘 ‘사회적 노산’을 주장하기도 하는데요.
결혼 나이가 늦어지고 그에 따라 출산도 늦어지는 한국에서 위 표의 기준은 어쩌면 너무나 빡빡한 기준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저도 위의 주장에 어느 정도 동감하고 수긍하긴 하지만, 냉정하게 생물학적으로 보았을 때 노산은 인간의 의지나 문화의 변화에 따라 쉽게 변경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에이 요즘 같은 시기에 지금 나이에 애 낳는 것은 늦은 것도 아니지’ 정도의 이야기로 노산(老産, 늙을 로/낳을 산)이 아닌 지산(遲産, 늦을 지/낳을 산)이라고 말 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노산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뭘까?
아래에서 좀 더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고령 임신이라고 해서 임신과 출산이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산모의 나이가 들수록 난자의 상태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며 임신 및 출산 확률이 떨어지고, 태아에게 지적 장애나 자폐 등의 문제를 일으키는 다운증후군과 염색체 이상 등으로 인한 기형아 출산을 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아래의 표는 산모의 초산 연령에 따른 다운증후군 및 염색체 이상 발생 빈도를 나타낸 표로, 노산(위험군)인 만 35세를 전후로하여 한 살 한 살 먹을수록 급격하게 발생 빈도가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산모의 초산 연령과 다운증후군/ 염색체 이상 발생빈도
산모의 나이(만) | 다운증후군 발생빈도 | 염색체 이상 발생빈도 |
15~16 | 1 / 1595 | 1 / 471 |
17~18 | 1 / 1561 | 1 / 492 |
19~20 | 1 / 1497 | 1 / 515 |
21~22 | 1 / 1452 | 1 / 506 |
23~24 | 1 / 1385 | 1 / 479 |
25~26 | 1 / 1318 | 1 / 478 |
27~28 | 1 / 1181 | 1 / 445 |
29~30 | 1 / 993 | 1 / 406 |
31~32 | 1 / 718 | 1 / 340 |
33~34 | 1 / 459 | 1 / 262 |
35~36 | 1 / 272 | 1 / 155 |
37~38 | 1 / 154 | 1 / 111 |
39~40 | 1 / 91 | 1 / 65 |
산모의 나이가 들수록 임신과 출산이 어렵다
‘내 주변은 다 30대 후반에 결혼해서 다 애도 잘 낳고 잘만 키우고 있다’ 며 본인 주변의 들리는 소식들만 강조하며 늦게 출산해도 별 문제가 없다는 식의 주장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실제로는 많은 부부들이 자연 임신을 시도하지만 실패하고, 시험관 아기 등 의학적 도움을 받아 임신을 시도 했으나 실패하기도 하고, 힘들게 임신을 하였어도 유산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이야기들을 주변에 말하지 않기 때문에 여러분들은 그저 모를 뿐입니다.
노산이라고 해서 임신이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심지어 자연 임신 및 초산 가능성이 현저히 낮음의 나이인 만 41세 이상의 나이여도 임신과 출산은 가능합니다.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합계출산율의 정의를 살펴보면 가임여성(15~49세)이 평생(가임기)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의미합니다.
여기서 여성이 임신과 출산을 할 수 있는 나이(가임기)는 40세 후반까지도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실제로 50대의 여성도 출산한 경우(2022년 기준 출생아 수 단 6명)도 매우 드물지만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출생아 수 대비 유산율은 2013년 27.67%에서 2022년 35.79%로 꾸준히 증가하였습니다. 평균 초혼 연령과 모(母)의 출산 연령이 늦어지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모(母)의 나이가 늦어질 수록 임신을 하였더라도 유산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심지어 2022년 기준 40대 모(母)의 출생아 수는 16,098명이며 유산건수는 18,697명으로 비율로는 116%입니다. 30대의 출생아 수 대비 유산율이 28%인것에 비하면 4배가 높습니다. 즉 요약하자면 40대라고 해서 임신과 출산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나이가 들수록 어려워지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는 점입니다.
▶ 메디팜헬스 / 고령임신 50대, 유산 건수가 출생아 수보다 208.5배 많아(‘23.10.19.)
냉동 난자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정말 본인이 애를 가질 생각이 추호도 없는 분들이 아니라면, 가능한 한 살이라도 어린 나이에 난자를 얼려두는 냉동 난자를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2018년 스페인 한 연구팀의 발표에 따르면, 35세 이전에 얼린 냉동 난자 30개 이상을 사용할 경우 출산 확률은 100%였지만, 35세 이후에 얼린 냉동 난자 30개 이상을 사용한 경우에는 출산 확률이 49.6%에 불과하였다고 합니다. (참고: 중앙일보 / 노산 실패의 책임)
▶ 난자 냉동 시술 비용과 보관 비용은 얼마일까? 냉동 난자를 고민하고 있다면
마치며
이상으로 노산의 기준과 나이, 노산의 문제점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았습니다. 비혼과 비출산은 요즘 같은 시기에 존중 받아야 할 개인의 선택임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임신과 출산에 대한 의지가 있으나 단지 잠시 미뤄둔 사람들이라면 본 글의 내용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진지하게 고민해보아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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